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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집으로 이사를 하면서 나도 로망을 실현하고 싶었다.
깔끔한 화이트톤 인테리어,
수납함 속에 각 잡혀 정리된 물건들,
디자인이 통일된 양념통과 조리도구들.
틈만 나면 '오늘의집' 어플을 구경하며
뭘 살까, 맘에 드는 제품들을 스크랩했다.
장바구니에 쌓이 제품들만 수십 개.
하지만 선택지가 늘어날수록
더 고르기가 힘들어졌다.
그렇게 구매가 미뤄졌다.
아기 이유식과 우리 먹을 집밥을 고민하는 일상.
주방 문을 열 때마다 어지러운 물건들을 보면
답답함이 밀려왔다.
다시 자를 들고 장 사이즈를 재고
앱을 켰지만,
또다시 새로운 물건들에 눈이 팔려
스크랩 개수만 늘어날 뿐이었다.
또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순간 문득 의문이 들었다.
'수납함을 산다고 내가 갑자기 정리왕이 될까?'
'지금 있는 물건들로도 스트레스를 받는데, 짐을 또 늘려?'
결국 정리를 위한 수납함을 사지 않기로 했다.
문만 닫으면 밖에서는 보이지 않고,
누가 우리 집 주방을 검사하는 것도 아니니까.
어차피 내가 쓰는 공간인데,
보여주기식 정리보다 사용하기 편한 '적당한 정돈'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굴러다니던 작은 영양제 박스를 사용하니
자잘한 물건을이 쏙 들어가 해결이 됐다.
호일과 지퍼백 등은 그 자체로 네모나니까
나란히 나열해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예전에 샀던 수납함 몇 개로도
이미 대부분의 물건들이 자리를 잡긴 했다.
완벽한 로망 대신,
주어진 것 안에서 대충 살기로 했다.
나의 미니멀라이프는 '안 사는 것'에서부터 다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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