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나는 책을 몇 백권씩 소장하던 사람이었다.
솔직히 그 책들 완벽히 읽지는 못했다.
읽고 싶어서 구매하고 읽다가 잘 안읽혀서 중단한 책도 많고
아예 펼쳐보지도 않은 책들도 많았다.
몇 백권 소장하면서 독서를 좋아하던 사람 치고
내용을 잘 기억못하는 편이고, 마음에 드는 구절을 노트에 필사해 두어도
돌아서면 잊어버리기 일쑤였다.
멋진 독후감도 쓸 줄 모른다.
그저 책을 읽는 그 조용하고 따뜻한 분위기와
종이책의 질감과 냄새를 즐기고 있었던 것 같다.
미니멀라이프를 마음먹었을 때,
내 방에 쌓여 있던 수백 권의 책들이 눈에 들어왔다.
책장을 훑어보며 정말 마음에 들었던 책,
밑줄이 빽빽하게 쳐진 책 10권 정도만 남겼다.
상태가 괜찮은 책들은 🥕에 저렴하게 팔고,
너무 지저분한 책들은 비워냈다.
그때는 싹 비워내야만 완벽한 미니멀리스트가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서둘러 모든 걸 싹 다 비워내는 것만이
정답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스트레스 받아가며 당장 던져버릴 필요는 없었다.
미니멀라이프는 며칠 하고 끝낼 단기 프로젝트가 아니라,
평생을 두고 천천히 가져갈 삶의 방식이니까.
지금 당장 버리기 힘들다면 일단 두고,
미니멀한 삶이 더 익숙해졌을 때 천천히 비워내도 결코 늦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한 번 크게 비워본 경험 덕분인지, 지금은 나만의 기준이 생겼다!
(나는 알뜰폰 요금제를 쓰고 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밀리의서재 월 구독 이벤트가 포함되어 있다)
1. 읽고 싶은 책이 생기면
2. 밀리의 서재 어플을 켜서 검색해본다.
3. 도서관에 가서도 찾아본다.
4. 그렇게 읽어본 뒤, "아, 이건 소장하고 싶다"하는 책을 구매한다.
5. 크지 않은 책장에 적당히 채울 수 있을 정도로만 소비한다.
사실, 우리 아기가 커서 엄마의 책장을 보고
독서에 관심이 생겼으면 하는 바램도 있긴 하다(ㅎㅎ)
아무튼,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내 마음이 편안한 속도대로,
오늘도 소소하게 나만의 미니멀을 실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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